비트코인 반등, 이번엔 다르다?…3가지 이유

비트코인 반등, 이번엔 다르다?…3가지 이유
시총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점에 근접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면서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토큰포스트의 자매지인 이코노타임즈는 비트코인의 이번 상승 움직임이 거품으로 끝난 2017년 상승장과 다른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지난 2017년 말 투기 열풍이 불면서 비트코인은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5000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곧 하락세를 걷기 시작해 80% 가까이 폭락, ‘투기 거품’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한편, 오랜 암흑기를 보낸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들어 2017년 상승장을 재연하고 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5900달러 선에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1만 달러까지 오르더니, 현재는 1만 9000달러가 넘는 수준을 이어가며 3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시총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도 지난 몇 달 동안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7월 250달러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현재 600달러까지 올라섰다.시장에서는 내년 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심지어 31만 8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부푼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도 막연히 더 비싼 가격에 팔릴 것이라는 ‘더 큰 바보 효과’가 만든 또 다른 투기 거품일까.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2017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당시에는 실제 주류 채택이라는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만 들떠있었다면, 이번에는 상승장을 뒷받침하는 실체가 있다는 설명이다.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입장 변화는 암호화폐에 대한 달라진 시장 관점을 보여준다. 2017년 9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비트코인이 매우 해로운 ‘사기’라면서, 거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가격이 두세 배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를 가져온 주요 흐름으로 세 가지가 지목된다.

첫 번째는 디지털 화폐의 부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고, 현금 없는 결제도 크게 늘고 있다. 디지털 화폐에 대한 관심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첨단 기술을 무장한 민간 부문이 먼저 발빠르게 움직였다.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시킨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은 활용성,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대규모 도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통화 통제력에 위기를 느낀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대응에 나섰다.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 중인 중국 인민은행을 선두로, 미국 연준, 유럽중앙은행, 일본중앙은행, 스위스국립은행, 영란은행 등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정부와 민간의 디지털 화폐 움직임이 점차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디지털 위안화는 이더리움 앱을 부분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결제 기업 페이팔은 미국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 매장 내 암호화폐 결제를 준비 중이다.

암호화폐 상승장을 뒷받침하는 두번째 주요 흐름은 암호화폐 지원 기술의 발전이다.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인프라 기술을 기관을 지원할만큼 강력해졌고, 한층 사용자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디파이(defi·탈중앙금융)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통해 완전히 디지털화되고 자동화된 금융시장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할 주요 과제였던 과도한 전력 소모도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래 검증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기술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비트코인의 가치에 기관이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번 상승장은 일반 투자자보다는 기관이 주도했다. 투자 집중 지역도 중국, 일본, 한국에서 북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풀고 있다. 부동산, 저축, 채권 등 기존 투자 매력이 반감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 방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팔, 줌 등 디지털 경제 관련 주식과 금 같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에 대규모 자금이 쏠리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가진 투자 자산이자 공급량이 정해진 희소 자산으로, 주식과 안전자산의 특성을 모두 제공하며 기관의 관심을 모은다.

올해 다수의 유명 헤지펀드들이 비트코인 투자 사실을 공개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총 운용자산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금융 서비스 업체 구겐하임파트너스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비트코인에 최대 5억30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은 실재하며, 비트코인은 일상으로 들어왔다”는 세계 최대 투자펀드 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릭 리더의 발언이 이같은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경고한다. 보장된 수익은 없으며 잃을 수 있는 만큼만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그 시점은 이미 지나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높은 가격으로 사서 낮은 가격에 팔게 되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